▶ 통계청 2월 고용동향.. 취업자 31만 명 증가
9개월 연속 둔화 양상.. 60세 이상 대부분 차지
이들 제외하면 '감소세' 전환.. 20·40대 급감세
청년층 취업 '12만 5,000명' 줄어.."최대 낙폭"
음식·숙박업 등 선전.. 소비시장 위축은 '변수'
지난 한 달 취업자 감소 폭이 30만 명 수준에 그치면서 증가 폭이 2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습니다.
늘었다는 일자리 대부분 60세 이상 고령층으로, 정작 경제 허리라고 할 20대와 40대 취업자는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더구나 고령층 취업을 뺐더니, 고용인구는 오히려 10만 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로 고용시장의 침체 여파가 가감없이 드러났습니다.
취업자 증가 폭은 9개월째 둔화세를 이어가는데다 고용의 양이나 질 모두 떨어지는 실정인데, 가뜩이나 높아지는 채용 문턱을 어떻게 넘어야 할지 청년층 고민이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 2월 취업자 31만 2,000명 늘어.. 9개월째 증가 폭 둔화
오늘(15일)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31만 2,000명 늘어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 2월(47만 3,000명) 이후 가장 적은 증가 폭입니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 영향으로 풀이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2월 취업자 증가 폭이 103만 7,000명으로 비교적 컸던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증가 폭은 지난해 6월(84만 1,000명)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왔습니다.
■ "60세 이상 41만여 명 늘어".. 30대, 50대 부분 증가
문제는 증가한 일자리 대부분 노인 일자리라는 점입니다.
지난달 취업자를 연령별로 분류했더니 60세 이상에서 41만 3,000명 늘었습니다.
60세 이상을 제외한 연령대에선 10만 1,000명 감소했습니다.
50대(7만 7,000명), 30대(2만 4,000명)가 늘었지만 20대 이하(15~29세) 청년층(-12만 5,000명)과 40대(-7만 7,000명)가 감소세를 보이면서 고령층을 제외했을땐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섭니다.
청년층 취업자 감소 폭은 2021년 2월(-14만 2,000명) 이후 최대 낙폭으로, 청년층 인구 감소에 더해 고용 위축 흐름이 맞물린게 주요인으로 풀이됩니다.
도·소매업과 운수·창고업 침체와 맞물려 청년층 취업자가 넉 달째 줄어 2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
30대가 소폭 늘었을 뿐, 40대가 8만 명 가까이 줄며 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 청년층, 취업자 둔화세.. 실업률 증가세 전환
청년층 감소세를 살펴보면 지난해 11월(-5000명), 12월(-2만5000명), 올해 1월(-5만1000명)에 이어 2월까지 4개월째입니다.
전체적인 취업자 증가 폭이 9개월 연속 둔화세지만, 증가세를 이어가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2월 전체 취업자는 2,771만 4,000명으로 전년 대비 31만 2,000명이 늘었습니다.
2월 청년층 고용률은 45.5%로 1년 전보다 0.4%p 하락해 2021년 2월 -0.9%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실업률은 7.0%로 전년 대비 0.1%p 올랐습니다.
지난해 12월(-0.5%p), 올해 1월(-0.1%p)까지 2개월 연속 감소하던게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 경기 둔화.. 고용난 가중 우려
이같은 청년층의 고용 악화 원인은 우선적으로 인구구조 변화와 기저효과가 꼽힙니다.
고령화 양상 속에 감소하는 청년 인구, 그리고 워낙 지난해 취업자 증가 양상이 두드러진 탓입니다.
실제 2월 청년층 인구는 846만 8,000명으로 전년 대비 19만 1,000명이 감소했고. 지난해 2월 청년층 취업자는 26만 3,000명이 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함께 경기 둔화에서 고용난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기획재정부 역시, 지난해 워낙 늘었던 취업자에 따른 기저효과와 인구감소에 더해 '경기 둔화'로 인해 4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감소 폭이 확대됐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더불어 앞으로 역시 고용 호조에 따른 기저 효과와 함께, 경기 둔화, 생산 연령 인구 감소 등에 따른 증가세 둔화 요인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기업 등 절반 이상 "신규 채용 계획 없어"..경력직 등 선호 트렌드
채용 환경도 불투명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이달 초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절반 이상인 54.8%가 올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응답 기업들은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고물가·고금리 기조에 공급망 불안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특히 '경기 침체' 장기화 등을 이유로 내세웠습니다.
더불어 수시채용 확대와 경력직 채용 강화 등을 채용 트렌드로 꼽았습니다.
실제 지난 9일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기업 75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 기업 79.3%가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계획은 있지만,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이고 또한 신입보다 경력직 수시 채용을 계획했다고 답해 점점 좁아질 취업문을 실감케 했습니다.
■ 상용근로자 늘고.. 임시·일용직 감소
고용 타격 추이는 현장 곳곳에서 감지되고 통계가 보여줍니다.
지난 1월 금융·보험업 취업자 수의 경우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취업시간별로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가 2,101만 5,000명,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615만 2,000명으로 각각 23만 6,000명, 13만 1,000명이 늘었습니다.
종사자별 지위별로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가 47만 명 늘었고 임시근로자(-12만8000명)와 일용근로자(-8000명)는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늘었던 서비스업 등 직종의 단기 일자리가, 일상회복에 맞물리면서 줄어드는 등 고용타격이 본격화된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 음식·숙박업 등 취업자 증가.. 내수시장 위축 '변수'
반면 숙박과 음식점업 부문에선 취업자가 17만 6,000명 증가 양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고 하지만. 30만 명대 취업자 증가라는 측면에서 봤을때 서비스업 증가세는 나름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물가와 고금리 추이 속에서 소비시장이 위축되는건 변수로 보고 있습니다.
내수가 꺾이면서 서비스업 매출이 줄고 자칫 고용 충격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일상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서비스업 일자리가 증가세로 이어지는 양상에서, 하락 조짐으로도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입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대표적인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가 지난해 가을 이후 하락세로 접어들어, 지난해 8월 대비 지난 1월 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국내 소비가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내수시장의 위축세가 우려되는 상황으로 보고 있습니다.
■ 고용 한파 양상 '본격'.. 악화 추이 '주목'
지역적으로도 정도 차이일 뿐, 고용 침체 분위기가 본격화되는 양상입니다.
제주만 해도 취업자 규모가 1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을 정도로, 두 달 연속 고용률이 하락했고 실업률이 올랐습니다.
지난달 취업자는 39만 1,000명으로 전년 대비 1,000명이 줄었습니다.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지난 2021년 9월 이후 17개월 만입니다.
고용률 67.6%로, 전년도 68.5%보다 0.9%포인트(p) 하락했습니다.
앞서 1월 0.2%p 하락한 이후 두 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15～64세(OECD비교기준) 고용률은 72.8%로 전년(72.9%)보다 0.1%p 떨어졌습니다.
반면 지난달 실업률은 2.4%로 전년 대비 0.1%p 올랐습니다.
이같은 전반적인 시장 침체와 고용시장 변화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내수 위축 등 둔화가 경기에 영향을 미치고,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취업자 증가 폭 역시 확대될 수 있다"면서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고용수준이 더 심화될 있는 만큼 앞으로 고용상황 흐름을 지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관련해 기재부는 "다만 일상회복 등에 따른 대면서비스 정상화, 이주노동자 유입 등으로 애초 전망보다 둔화폭이 축소될 가능성도 상존한다"면서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 전담반'을 중심으로 고용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청년 등 고용 취약계층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를 위한 맞춤형 고용 촉진 방안을 마련,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출처-JIBS
JIBS 제주방송 김지훈 (
jhkim@jibs.co.kr)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