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으로 꿈꾸던 캠퍼스 생활은 못 하고 있지만 뒤늦게 시작한 만큼 남들보다 더 열심히 대학생활을 하려고 합니다."
광명시에 거주하며 네 자녀를 모두 분가시키고 중학생 손주까지 둔 김금자(74·사진)씨는 올해 대학 신입생으로서 남다른 각오를 다짐했다.
중간고사 기간인 요즘 김씨는 인터넷 강의와 시험준비로 여느 대학생처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손자뻘 학생들에게 뒤지지 않으려 인터넷을 뒤져 자료를 찾고 때때로 교수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이처럼 김씨가 공부에 애착을 갖게 된 건 배움의 아쉬움 때문이었다.
그는 8남매의 장녀로 태어나 동생들 뒷바라지를 위해 어릴 적부터 책 대신 호미를 쥐어야 했고 또래들이 중·고등학교에 다닐 무렵엔 교복이 아닌 작업복을 입고 공장을 다녀야 했다. 가족에 헌신하며 열심히 산 덕분에 자녀들을 모두 남부럽지 않게 키워내고 여러 봉사활동을 통해 남을 도우며 살아왔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엔 여전히 배움에 대한 갈증이 남아 있었던 그는 3년 전 딸과 손녀의 격려에 힘입어 검정고시에 도전했다.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공부한 끝에 7개월 만에 초등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다시 1년 만에 중·고등 검정고시마저 연달아 합격하는 저력을 보였다.
김씨는 "교육청에서 온 가족의 축하 속에 고등학교 검정고시 합격증을 받던 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며 그날의 감격을 회상했다. 고교 검정고시 합격증을 받은 김씨는 대학생이 돼보고 싶은 욕심도 생겨 올해 서울한영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에 입학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교수님들이 '아직 늦지 않았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다"며 "늦게 시작한 공부지만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 기회가 되면 필요한 곳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 경인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