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직 시험 “우리 지금 이대로”

하지만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이 당장 지방공무원 채용시험에까지 영향을 미치진 않을 전망이다. 

9일 행정자치부는 공무원저널과의 통화에서 지방공무원 채용시험의 공인영어성적 및 정보화자격증 가산점 적용에 대해 “현재 내부에서 논의를 진행 중인 사안으로, 당분간은 현행 방침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지방직 7급 필기시험과 국가직 7급 필기시험에 모두 응시하려면 공인영어성적은 물론, 기존 공무원 ‘영어’ 과목 공부도 손에서 놓지 말아야 하는 셈이다.

그간 국가공무원 시험제도가 변경되면 지방공무원 시험제도 또한 국가공무원 시험제도의 방향을 따라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9급 시험과목 개편이 추진된 2012년엔 4월 13일 공무원임용시험령 개정안이 입법 예고된 이후 17일 지방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이 입법 예고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경력단절 여성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간선택제 공무원 제도가 마련된 2013년 9월엔 공무원임용령 및 지방공무원 임용령 개정안이 함께 입법 예고돼 이듬해 국가직과 지방직 시험에서 시간선택제 전형이 도입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수험가에선 국가직 채용시험이 변화를 맞는 내년, 서울시와 지방직 7·9급 채용시험에도 개편안이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행자부가 ‘현행 유지’ 입장을 밝히면서 수험생들의 취업준비 부담을 줄인다는 개편안의 취지가 무용지물이 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한 수험생은 “국가직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라면 지방직 시험도 같이 응시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방직 시험도 당분간 기존대로 실시된다면 국가직 채용시험 제도 변경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토익 문제집은 문제집대로 사서 풀어야 하고, 영어 과목 공부도 놓지 말아야 하니 오히려 수험 부담만 늘었다”며 불평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 지방인사제도과 관계자는 “토익 등과 같은 민간시험으로 지방공무원 필기시험 과목을 대체해도 되는 것인지에 관한 지자체의 의견 수렴 절차도 필요할 뿐 아니라, 국가공무원 채용시험 개선안의 영향 등에 대해서도 분석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시험제도 개편이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법령 개정과 개편안 적용 전 유예기간 등으로 인해 최소한 2~3년 정도는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