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있는 자세가 그게 뭐냐. XXX가 다 보인다"
이같은 민원인의 도 넘은 성희롱 발언에 기절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온 충남도의 여성 공무원이 8일 해당 민원인을 고소했다. 충남 산림자원연구소 태안사무소에 근무하는 A공무원은 이날 태안경찰서 안면파출소를 찾아 민원인 B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A공무원은 고소장에서 "지난 1일 태안사무소를 찾은 B씨로부터 심한 성희롱 발언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병가를 내고 쉬다가 밀린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어제(7일) 출근했다"고 밝혔다.
이어 "B씨가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 사무실을 다시 찾아와 얼굴을 마주했다"며 "이번 일로 정신적인 충격이 너무 큰 만큼 B씨를 처벌해달라"고 요청했다.
A공무원은 전날 충남도 인사 부서에 "B씨 얼굴을 보면서 일할 수 없다"며 다른 부서 이동을 요청했고, 도는 이날 A공무원을 충남도 인사과로 발령했다. 도 관계자는 "A공무원이 이번 사건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며 "다음 달 1일 정기인사 때 A공무원을 다른 부서로 정식 발령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B씨는 지난 1일 오전 11시쯤 태안사무소를 찾아 A공무원과 대화하다 여러 차례 성희롱 발언을 했다. 이 자리엔 다른 민원인과 태안사무소 직원 등 20여명이 지켜보고 있었다. A공무원은 심한 모멸감에 충격을 받아 정신을 잃었고, 서산의료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충남도공무원노조는 전날 성명을 내고 "도는 성희롱을 한 민원인을 고발하는 등 법적 조치하고, 공무원들이 성희롱 등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출처: 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