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전 관련 자료를 대량(약 400개)으로 삭제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2명이 보석으로 풀려났다.
대전지법 형사11부(박헌행 부장판사)는 1일 산업부 국장급 50대 A씨와 서기관 40대 중반 B씨 측 청구를 받아들여 보석을 결정했다. 이는 두 공무원이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감사원법 위반·방실침입 혐의로 지난해 12월 4일 구속된 지 118일만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30일 대전지법에서 열린 보석 심문기일에 B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의 쟁점은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원자력 정책으로 담당 실무자였던 B씨의 구체적 경험에 따라 사실관계를 설명할 수밖에 없다"며 "변호인과 피고인 모두 45권으로 정리된 655개의 증거목록을 제대로 검토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 피고인 구금이 지속되면 헌법이 보장하는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B씨는 발언 기회를 얻어 "재판이 성실히 임하고 오해를 살만한 언행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초 대전지법은 작년 12월4일 월성 원전 1호기 관련 내부 자료를 삭제한 혐의를 받는 두 공무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과장은 영장이 기각됐었다. 그달 2일 검찰은 이들 3명에 대해 방실칩입 및 감사 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감사원이 산업부 PC를 압수하기 전 PC 속 원전 자료를 삭제한 혐의를 받았다.
이중 서기관 B씨는 수사당국이 `감사원 감사 전 어떻게 PC자료를 삭제했나`라고 추궁하자 "윗선은 없고, 나도 내가 신내림을 받은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