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10명도 안되는 여성 인명 구조사가 충북에서 탄생했다. 충북 최초다.
주인공은 보은소방서 119안전센터에 근무하는 이민영(34) 소방교다. 그는 지난 6월 치러진 2021년 상반기 인명 구조사 2급 인증시험에 합격했다.
인명 구조사는 어떤 위기에서도 구조 상황에 있는 국민의 생명을 구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전문 구조대원에게 주어지는 자격이다.
인명 구조사 시험은 남성 소방관에게도 어려운 자격시험이라고 한다. 강인한 체력과 숙련된 인명구조기술을 모두 숙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초체력 외에도 기초수영, 수중 인명구조, 수상인명구조, 로프하강 및 등반, 수직 및 수평구조, 맨홀 인명구조, 교통사고 인명구조 등으로 구조 기술을 종합 평가한다. 선발할 때 남녀 구분없이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에서 인명구조사 자격을 취득한 소방관은 모두 4331명, 이 중 여성 인명구조사는 단 7명 뿐이다.
이번 시험에서도 남녀 통틀어 119명이 응시했는데, 이중 합격자는 62명(52.1%)에 불과했다.
동료들은 이 소방교를 ‘악바리’라고 부른다.
최정원 팀장은 “현장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직접 지원해서 팀에 들어왔는데, 1년간 같이 근무한 이 소방교는 누구 못지않은 최고의 소방대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방관 업무상 많이 힘들 텐데도 쉼 없이 공부하고 체력단련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 ‘악바리’ 그 자체다”라고 칭찬했다.
이 소방교는 해군 대위출신이다. 대학교에서 국제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재학 당시 천안함 사건과 북의 연평도 포격 도발 등을 보고 국가를 위해 일해야겠다며 해군에 자원입대했다. 4년간 복무한 군을 떠나면서도 그는 국가를 위해 일하고 싶다며 소방관을 선택했다.
2017년 2월 소방사로 임용된 그는 소방학교 신임교육과정에서 수석으로 수료할 만큼 실력도 출중하고 악바리 근성도 갖춘 소방관으로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임용후 이 소방교는 국민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고 채찍질을 하며 쉼 없이 공부하고 체력을 단련했다.
이 소방교는 “저는 역할이 제한된 소방관보다는 국민에게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슈퍼맨 같은 소방관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렇게 시작한 것이 화재대응능력 2급, 응급구조사 2급, 드론자격증, 인명 구조사 2급 등을 취득하게 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명 구조사 자격증 시험도 전문 기관의 도움 없이 동료들의 도움과 반복된 연습만으로 통과했다.
이 소방교는 “동료 직원들이 하강훈련은 물론 수상 인명구조 등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는데 도움을 많이 줬다”며 “동료들의 도움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반복해서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고 말했다.
그는 운전경력 3년을 채우면 사다리차 운용 자격 취득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이 소방교는 “소방관은 두 명의 생명을 구조해야 한다고 배웠다. 요구조자와 내 생명이다. 그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며 “초심을 잃지 않고 더 공부하고 체력을 단련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구조하는 현장에 강한 소방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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