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필요한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기 위한 비용이 줄줄이 인상돼 취업준비생들의 부담이 커졌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등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든 상황에서 취준생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11일 한국토익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3일 정기시험부터 토익 응시료가 약 7.8% 인상된다. 기존 4만4500원이던 토익 응시료는 23일 정기시험에서는 4만8000원으로 오른다. 토익 응시료 인상은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위원회는 응시료를 올리면서 성적 발표까지 걸리는 시간을 시험일 이후 11일에서 10일로 하루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취준생 사이에서는 성적 발표를 하루 일찍 한다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갑작스러운 인상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취업준비생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는 “응시료 인상한다면서 단축시킨 성적발표기간이 고작 하루다. 10일도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다”, “발표기간 하루 단축하고 돈 올리는 건 납득가지 않는다”, “이제 돈이 없으면 취업준비조차 어려운 시대가 됐다” 등의 글들이 이어졌다.
자격시험 응시료 인상은 토익 뿐이 아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3월 국가기술자격검정 7개의 응시 수수료를 2년 만에 줄줄이 인상했다. 이에 따라 워드프로세서, 전산회계운용사, 국가기술자격검정 등의 응시료가 최대 5000원 올랐다.
각종 공기업 지원 시 ‘필수 스펙’으로 여겨지는 컴퓨터활용능력시험 필기시험 응시료도 1만78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실기 응시료는 2만1000원에서 2만2500원으로 각각 6.7%, 7.1% 인상됐다. 취업준비생들이 여러 차례 시험에 응시하는 점을 감안하면, 체감 인상률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공무원·공기업·주요 사기업 채용 시험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어 응시자가 많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치르는 데 드는 비용도 이미 한 차례 인상됐다. 지난해 6월부터 1급~6급 응시료가 최소 5.9%에서 최대 64%까지 올랐다.
지난해부터 인상 조짐을 보인 각종 자격증 응시료는 올 들어 연이어 올랐다. 올해 1월 한국세무사회가 실시하는 국가공인 자격시험인 전산세무·회계와 세무회계 시험 응시료가 기존 2만원에서 각각 5000원씩 인상됐다. 토익과 함께 공인영어시험으로 인정되는 아이엘츠(IELTS) 응시료도 지난달부터 최대 1만3000원 인상됐다.
공기업 취업준비생 김모(27)씨는 “대부분 만족할 만한 점수가 나올 때까지 자격증 시험을 보는데, 수차례 응시하다보면 비용이 만만치 않게 나간다”라며 “비용이 오른다고 시험 관련 서비스가 딱히 좋아지는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시험 주관사들은 물가 인상률과 코로나 사태로 인한 추가 비용 지출 등의 이유로 응시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토익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과 시험 시행 관련 비용이 증가해 응시료를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인상을 해도) 토익을 시행하는 국가 중 한국은 응시료가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취업준비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응시료 일부를 지원해주고 있다. 경기 안양시는 이번달부터 안양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19~39세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1인당 연 1회 토익 시험 또는 토익스피킹시험 응시료를 지원하고 있다.
출처: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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