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가 2년마다 의무적으로 받아야하는 연수교육 비용을 광주시 예산으로 보전해달라는 요구에 광주시의회가 조례안 발의 여부를 검토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정 자격증 업종의 교육비를 지원할 경우 타 자격증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는 물론 자칫 선거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9일 광주시, 광주시의회에 등에 따르면,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광주지부가 지난 24일 김익주 광주시의원과 면담을 갖고 광주지역 개인공업중개사·소송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연수교육 비용을 시 예산으로 지원하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는 조례안을 요구했다.
이에 김 의원이 관련 조례안 발의를 검토하기로 했다.
광주지역 개인공인중개사 및 소속공인중개사는 약 4000명으로 이들은 공인중개사법 제34조 4항에 따라 실무교육을 받은 후 2년마다 시·도지사가 실시하는 연수교육을 받아야 한다.
연수교육은 총 12시간으로 사이버교육 6시간, 집합교육 6시간으로 실시된다.
공인중개사들은 이 연수교육을 받지 않으면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교육을 받기 위해선 6만 원 정도의 교육비를 내야 한다.
광주시는 연수교육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광주지부에 위탁, 교육 대상자들은 교육을 받을 땐 광주지부에 교육비를 내고, 이는 대관료, 강사료 등 교육 비용을 충당하는데 쓰인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광주지부는 법에 의해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으면서 비용까지 지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인중개사법에 공인중개사들이 부동산거래 사고 예방 등을 위해 교육을 받으면 국토교통부 장관, 시·도지사, 등록관청이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광주시 차원의 조례를 마련해달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경기도가 지난 2017년 김영협 의원이 대표발의한 ’경기도 공인중개사 자문위원회 운영 조례안’을 통해 공인중개사 연수교육 비용 지원 근거를 만든 바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광주지부는 이러한 경기도의 사례를 바탕으로 “광주도 비슷한 조례를 만들어 연수교육비를 보존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연수교육 중 집합교육에 대한 비용, 즉 3만 원 정도를 지원해달라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1억2000만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개인사업자인 공인중개사들의 연수교육비를 광주시 예산으로 지원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인중개사들을 지원할 경우 다른 자격증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데다 특정 이익집단에 시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경기도도 지난해 도 주관으로 무료교육을 실시하긴 했으나 적절성, 형평성 문제 등으로 내년부턴 지원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광주지부의 요구에 따라 조례안 발의를 검토하고 나선 김익주 의원이 공인중개사 출신으로, 공인중개사협회 회원이었다는 것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김익주 의원은 “시의원으로서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진 않는다”며 “겸직이 가능하지만 협회를 탈퇴하고 사업도 다 정리를 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공인중개사협회 측의 요구에 대해 지난 면담에서 저 역시 우려되는 부분들을 지적했다”며 “선거법 저촉, 특정 이익단체에 대한 지원으로 인한 형평성 문제 등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협회 측에서 상위법의 근거와 경기도 사례 등을 들어 가능성을 열어 놓고 광주도 조례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가능성, 타당성 등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다”며 “8~9월쯤 정책토론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 신중하게 조례안 발의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광주시도 타 지역 사례,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해 조례의 필요성, 적절성 등을 따져볼 계획이다.
강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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