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빌린 뒤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해 10여명의 임차인을 속여 계약금 10억 원을 가로챈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17일 사기 및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김모(48)씨를 구속해 지난 11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11년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공인중개사로부터 빌린 자격증으로 사무실을 운영하며 고객 14명을 속여 총 10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임대인이 월세를 놓은 부동산을 임차인에게 전세라고 속여 보증금을 중간에서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가짜 임차인을 내세워 임대인에게는 월세, 임차인에게는 전세 계약을 하는 것처럼 속였다.
김씨는 계약이 이뤄지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한 번에 수천만 원씩 부동산 계약금만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김씨가 "투자 수익성이 좋은 매물이 싸게 나왔다"고 한 말에 계약금을 줬다가 사기 피해를 봤다.
김씨는 또 "지인이 부동산을 사려고 하는데, 돈이 조금 부족하니 빌려달라"고 속여 돈을 빌린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가짜 매수인을 동원해 부동산을 매매하는 지인으로 속였으며, 매매계약서도 위조했다.
빌린 자격증으로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해 온 김씨는 사무실 운영이 어려워지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에게 매달 100만∼150만 원을 받고 자격증을 빌려준 최모(73)씨 등 공인중개사 3명은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가짜 매수인·임차인 역을 맡은 지인 3명은 사기 방조 혐의로 함께 입건됐다.
이 밖에 김씨는 구청에서 공인중개 사무소 개설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최씨 등 공인중개사들의 도움을 받아 서류를 위조해서 제출한 것으로 드러나 사문서위조 및 행사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도 적용됐다.
/송수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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