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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삶 풍요롭게 할 자격증, 이것 두 개로 해결했다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24-02-05 (월) 10:14 조회 : 143
[퇴직 후 새 인생 개척한 소시민 이야기] 수도권 대형 빌딩 방재실 근무 김주성씨
[김부규 기자]

- 2020년 12월 말 직장 퇴직
- 2022년 11월 ~ 2023년 7월 아파트 관리사무소 기전실 근무(전기기능사)
- 2023년 8월~2024년 1월 현재 대형 빌딩 전기기능사∙소방안전관리자 재직
- 자격증 : 조경기능사(2021년 9월), 전기기능사 · 승강기기능사(2022년 6월)
            소방안전관리자 2급(2023년 4월)

 
아파트 관리실이나 빌딩 방재실에서 젊은 직원이 사라진지는 오래되었다. 시설관리는 24시간 격일제 근무에 온갖 잡다한 일을 해야 하는 열악한 근무환경이지만 취업 문턱이 높지 않고 일의 강도 또한 세지 않기 때문에 은퇴자에게 자격증이 있다면 무난하게 취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직종이다. 은퇴 후 제2 인생으로 전기기능사와 소방안전관리자 2급 자격증 두 개를 취득하여 수도권 대형 빌딩 방재실에서 전문 직업인으로 당당히 근무하고 있는 김주성 씨(가명, 63)를 지난 1월 중순에 만났다. 그는 자격증 시대에 은퇴 준비로 적합한 자격증, 그리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자격증을 골라 대우받는 길을 선택하라고 권한다.

- 은퇴 후 소감 한 말씀해 주신다면?

"현직에 있을 때 놀지 말고 은퇴 후를 생각하며 짬짬이 1년만이라도 뭔가를 준비했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게 약간 후회스러웠어요. 주택관리사 자격증도 공부해보려고 생각은 했었지만, 실천하지 못했어요. 화물운송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으나 눈이 안 좋아서 장거리 운전을 못 하니까 할 수가 없었어요.

은퇴 준비는 현직에 있을 때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하는 게 정석입니다. 하지만 은퇴 후에도 길은 있더라고요. 퇴직하고 나서 '국민내일배움카드'(5년간 300~500만 원 한도 내)라는 좋은 제도가 있어서 자격증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자격증 취득 후 아파트 관리실에 취직했고, 경력을 쌓은 후 근무조건이 더 좋은 수도권 대형 빌딩 방재실로 옮길 수 있었어요."
- 방재실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이며, 어떻게 운영되나요?

"방재실은 말 그대로 '재해를 감시하는 곳'입니다. 아파트나 빌딩 내 일정한 장소에서 소방, 전기, 배관 등의 설비 관계자들이 비상상황 발생 시 즉시 대처하기 위해 상주하는 곳이죠. 특히 주된 업무는 화재를 예방하는 안전관리이고 전기시설 관리도 넓은 의미의 소방에 포함된다고 보면 돼요. 야간에는 주로 응급조치에 주력하고, 주간에는 영선(건물 등 유지보수) 근무자들과 협조해서 근무하고 있어요. 아파트는 면적이 넓으니까 할 일이 많은데 여기는 건물 외에 최소 면적만 있으니까 힘이 덜 들어요.

일하는 시간은 아침 7시 반에서 다음날 아침 7시 반까지로 대부분 24시간 격일제로 일하고 있어요. 근무 형태가 24시간 근무하면서 밤새우는 것도 있지만, 낮에만 근무하는 것도 있어요. 전기기사, 전기산업기사, 기계설비유지관리(중급, 고급) 자격증을 취득한 후 일정기간 경력을 쌓고, 또 건물시설관리 3년 이상 경력과 기술이 있으면 일근직(주간)으로 근무하는 길도 있어요."

-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 일을 하게 되셨나요?

"전기 관련 자격증이 필요한 공사업체나 시설들이 많다고 자격증을 취득하라고 지인이 알려줘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아파트에 먼저 취직했어요. 근데 나중에 빌딩 쪽이 더 좋다는 얘기를 듣고 자리를 알아봤지만 구인 공고를 하는 데가 거의 없었어요. 여기 들어와서 보니까 대부분 지인 소개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는 인맥을 통해서 들어온 게 아니고 아파트에서 퇴사 후 쉬면서 구인 공고 검색을 아주 많이 했었어요. 그러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구인 공고를 보고 이력서를 제출했지요.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서 출근하게 되었어요. 근무하다 보니까 아파트보다는 덜 힘들고, 입주자하고 부딪힐 일도 없었어요. 소방 설비 오작동이나 하수관, 배수관 막힘 또는 파손과 같은 문제만 없으면 크게 신경 쓸 게 없어요."

- 이 일을 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으면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요?

"전기기능사 자격증은 필수고 더불어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증까지 있으면 우선 채용 대상자로 취업 가능성이 훨씬 높아져요. 그리고 좀 더 노력해서 전기산업기사나 전기기사 자격증을 따서 관리자 위치인 '선임'이 되면 주간에 근무할 수 있는 조건이 되고 보수면에서도 훨씬 나아요.

전기기능사 1차 필기시험은 혼자 공부해도 돼요. 두세 달 정도 열심히 공부하면 1차에 합격할 수 있고, 2차 실기시험은 혼자서는 안 되고 학원에서 실습을 해야 해요. 필기와 실기 합해서 6개월 정도면 합격할 수 있을 거예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10번까지 떨어지는 사람도 있어요.

소방안전관리자 2급은 한국소방안전원에서 강습교육을 5일(1일 8시간, 총 40시간/24만 원) 받고 마지막 날 자격시험에서 두 과목 평균 70점 이상이 되어야 합격할 수 있어요. 합격률은 30%대로 쉽지 않아요."

- 방재실에서 일하시는 동안 특별히 힘든 일이 있으셨다면?

"그렇게 힘든 일은 없어요. 일보다는 사람 간에 갈등이 있으면 그게 힘들죠. 여기서는 그런 게 없지만, 2인 1조로 24시간 같이 근무하는데 서로 마음이 안 맞으면 엄청나게 힘들죠. 아파트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전에 아파트 관리실에서 근무할 때 가끔 있었어요."

- 이 직종은 어떤 매력이 있을까요?

"매력은 머리 아픈 건 없다! 머리 쓸 일도 없고, 나이가 있으니까 어떤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단순하게 집에서 노는 것보다 아침에 일어나면 갈 데가 있고, 허무한 하루를 보내는 게 아니고 직장에서 내가 앉아서 근무할 책상이 있고, 하루 근무하고 이튿날 하루 쉬어도 편히 쉴 수 있는 마음의 여유, 그게 좋아요. 그리고 풍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가 버는 만큼의 넉넉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에요."

- 수입은 어느 정도 되나요?

"여기서 세전으로 280만 원 받아요. 최저임금에다 야간근무수당을 합친 금액이죠. 4대 보험 보장이 되는데 국민연금은 만 60세까지만 내는 거니까 은퇴 후 취업자는 제외대상이고, 고용보험, 건강보험, 산재보험에 의무 가입해야 해요."

- 두 분이서 사시는데 생활비는 얼마나 드나요?

"정확한 건 모르지만, 아파트 관리비 내고 식료품비 해서 기본 생활비가 최저 200만 원 정도 되지 않을까요. 문화생활과 여행까지 하려면 400~500만 원은 필요할 것 같아요."

- 앞으로 이 직종에서 언제까지 근무하실 계획이신가요?

"여기는 70세가 정년이라고 하던데 그때까진 계속 근무해야지요. 건강만 허락된다면 더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건 그때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데 나이 먹고서는 아무리 건강해도 부담 가는 게 사다리 타고 작업하는 거예요. 떨어져 다칠까봐 걱정돼요."

- 전망은 어떤가요?

"건물은 계속 지어질 것이니 일자리는 많아요. 그러나 이 직종은 이직률이 높아요. 자기만 좋으면 한 군데 오래 있어도 되지만, 대부분 한 군데에서 오래 근무하면 3~5년이에요. 그렇게 경력 쌓아서 주간 근무하는 데로 옮겨가는 사람들도 있어요."

- 인생 후배들에게 이 얘기는 꼭 해주고 싶다 하는 조언 한 마디?

"먼저 현직에 있을 때 내부든 외부든 다양한 사람들과 유대 관계를 많이 가지라는 말과 현직에 있을 때의 직함은 최대한 빨리 버리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또 지금은 자격증 시대잖아요. 시설관리 직종의 자격증은 가면 갈수록 더 강화되니까 시간 있을 때 자격증을 취득해서 제2의 직업을 갖더라도 어느 정도 대우받을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준비를 하라는 겁니다. 준비된 사람에게 일자리는 무궁무진해요. 자격증 준비는 인생 후반전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출처-오마이뉴스